woosja 님의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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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 4. 14.

    by. woosja

    목차

       

      우리는 언젠간 만난다- 도서소개, 줄거리,평가
      보통의 언어들


      도서 소개


      우리는 매일 수많은 말을 주고받는다. 하지만 정말 마음을 움직이는 말, 누군가를 위로하고 지지하는 말은 얼마나 될까? 작사가 김이나는 그 질문에 대해 자신의 언어로 답을 건넨다. **『보통의 언어들』**은 우리가 자주 쓰지만, 자주 흘려보내는 말들에 대한 에세이다. 이 책은 단지 ‘말’에 관한 책이 아니다. 말이 닿는 마음, 그 마음이 머무는 자리를 조심스레 들여다보는 시간이다.

      『보통의 언어들』은 김이나가 일상에서 자주 마주치는 말들을 주제로 삼아, 그 언어 속에 담긴 감정과 맥락을 풀어낸 감성 에세이다. “괜찮아”, “미안해”, “사랑해”, “잘 지내” 같은 우리가 익숙하게 사용하는 단어들. 하지만 그 안에 담긴 의미는 사람마다, 상황마다 전혀 다르게 작용한다. 그래서 김이나는 이 말들이 언제, 어떻게, 왜 그렇게 쓰였는지에 대한 고찰을 시작한다.

      작사가로서 수많은 히트곡을 만든 그는 단어 하나에 담긴 힘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그래서인지 책 속 문장 하나하나가 마치 노랫말처럼, 때론 부드럽게 때론 강렬하게 독자의 마음을 건드린다.

      줄거리


      어느 날, 작사가 김이나는 문득 깨닫는다. 우리가 매일 주고받는 그 수많은 말들, “괜찮아”, “미안해”, “사랑해” 같은 익숙한 단어들이 사실은 보통의 말이 아니었다는 것을. 너무나 자주 듣고, 너무 쉽게 내뱉다 보니 그 의미를 생각해볼 틈도 없이 흘러보내고 있었던 말들. 하지만 그 안엔 언제나 마음이 있었다. 누군가를 위로하려던 마음, 내 감정을 감추려는 마음, 사랑을 전하고 싶던 마음. 『보통의 언어들』은 그렇게, 단어 하나하나에 얽힌 감정의 기록으로 시작된다.

      이 책에서 김이나는 각 장마다 하나의 말을 꺼내어 그것과 자신이 맺어온 관계를 되짚는다. 그리고 그 말들이 어떤 순간에 자신을 울리고, 또 살렸는지를 고백한다. 그녀의 말은 마치 편지를 읽는 것처럼 솔직하고 담담하다.

      예를 들어, “괜찮아”라는 말. 이 짧은 두 음절 안에는 너무나 많은 의미가 숨겨져 있다. 누군가는 진심으로 상대를 위로하려고 말하지만, 누군가는 그저 상황을 빨리 마무리 짓고 싶어 말하기도 한다. 김이나는 어릴 적부터 이 말을 얼마나 많이 들었는지 회상하며, 때론 그 말이 위로가 되었지만 때론 오히려 아프기도 했다고 고백한다. 누군가 “괜찮아”라고 말했을 때, 정말 괜찮지 않았던 자신의 마음을 떠올리며 그 복잡한 감정을 하나하나 풀어낸다.

      또 다른 장에서는 “사랑해”라는 말에 대해 이야기한다. 많은 사람이 이 말에 담긴 무게를 쉽게 생각한다. 하지만 김이나는 그 말이 얼마나 용기를 필요로 하는지, 또 그 말이 가진 책임에 대해 이야기한다. 진심 없는 “사랑해”는 누군가를 더 외롭게 만들 수 있다는 걸, 그래서 그 말을 꺼내기 전에 스스로에게 묻는 습관을 들였다는 그녀의 고백은 독자들의 마음을 깊이 흔든다.

      “미안해”에 대한 단상도 인상적이다. 우리는 “미안해”라는 말을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 쓰는 경우가 많다. 김이나는 그런 말의 빈도를 되짚으며, 진정한 사과는 상대가 어떤 감정을 느꼈는지를 이해하려는 노력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말한다. 사과를 잘하는 사람이 되기 위해, 그녀는 수많은 고민과 실패를 거쳐왔고, 그 이야기를 진솔하게 풀어낸다.

      이 외에도 “보고 싶어”, “잘 지내”, “괜찮니?”, “고마워” 같은 일상의 단어들이 챕터마다 등장하며, 김이나의 인생 속 특정 순간들과 연결된다. 어떤 말은 오랫동안 입 밖에 낼 수 없어 마음속에만 머물렀고, 또 어떤 말은 누군가에게 들은 후에야 자신이 그 말을 얼마나 원하고 있었는지 깨달았다고 한다.

      책의 전반부는 그런 식으로 과거의 기억을 되짚는 이야기들이고, 중반 이후부터는 그녀가 작사가로 살아가면서 말에 대해 갖게 된 태도와 철학을 담아낸다. 그녀는 히트곡을 만들기 위해 단어를 선택하는 과정에서도, 가끔은 사람들에게 상처가 될 수 있는 표현을 얼마나 경계해왔는지 털어놓는다. 그리고 그런 과정을 통해 언어에 대한 애정이 더 깊어졌다고 말한다.

      『보통의 언어들』은 줄거리라고 부를만한 명확한 사건의 흐름이 있는 책은 아니다. 하지만 감정이라는 것이 실은 하나의 서사이고, 우리가 어떤 말을 듣고 어떤 말을 전하는지에 따라 인생의 흐름이 바뀐다는 점에서, 이 책은 누구보다 진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독자는 이 책을 읽으며 어느새 자신의 기억을 따라 걷는다. 언젠가 누군가에게 “고마워”라고 말하지 못했던 순간, “괜찮아”라는 말에 울컥했던 그 밤, “사랑해”라는 말을 삼킨 채 돌아섰던 이별의 기억까지. 김이나가 풀어놓은 ‘보통의 말들’은 그렇게 독자의 ‘보통의 삶’을 되돌아보게 만든다.

      마치 거울을 보는 듯한 책이다. 작가가 보여주는 언어의 조각들 사이에서, 우리는 자신만의 기억과 감정을 발견하고, 마침내 그동안 말하지 못했던 마음 하나를 다시 꺼내게 된다. 그것이 비록 평범한 말이라도, 이제는 그 의미가 더 특별해진다.

      평가


      『보통의 언어들』을 읽고 난 뒤, 가장 먼저 떠오른 감정은 ‘되돌아봄’이다. 이 책은 단지 김이나라는 작사가의 삶을 들여다보는 책이 아니다. 오히려 독자 자신의 삶, 독자 자신의 말들을 되돌아보게 만든다. 우리가 무심코 썼던 말들, 혹은 듣고 싶었던 말들. 그 말들이 머무르던 순간들에 대해 생각하게 만든다. 그 점에서 이 책은 한 권의 ‘감정 거울’과도 같다.

      책은 화려한 문장이나 현학적인 철학이 없다. 대신 무겁지 않게, 그러나 결코 가볍지 않게 말을 건넨다. 김이나 특유의 솔직한 말투와 섬세한 시선이 돋보인다. 누구나 겪었을 법한 감정들을 너무도 자연스럽고 명료하게 끄집어낸다. 예를 들어, “괜찮아”라는 말이 어떻게 누군가를 안심시키면서도 동시에 외롭게 만들 수 있는지를 설명할 때, 그녀는 단순히 이론적으로 말하지 않는다. 오히려 자신의 경험과 감정을 통해 그 단어의 이중성을 보여준다. 그래서 독자는 고개를 끄덕이게 되고, 때로는 눈시울을 붉히게 된다.

      이 책의 진짜 힘은, 결국 ‘공감’에서 온다. 김이나가 말하는 언어들은 특별한 사람들만 쓰는 말이 아니다. 누구나 쓰고, 누구나 듣는 말들이다. 그렇기 때문에 더 특별하게 다가온다. 우리는 모두 “사랑해”라는 말을 해봤고, “미안해”라는 말 앞에서 머뭇거렸으며, “고마워”를 삼킨 적이 있다. 그 말들이 삶의 어느 순간에 어떤 식으로 작용했는지를 이 책은 잔잔하게 풀어낸다.

      읽는 내내 마음이 복잡해지는 대목도 많다. 특히 “사랑해”에 대한 장에서는, 단순한 말이 아니라 ‘용기’의 다른 이름으로서의 사랑을 강조한다. 누군가에게 진심을 전하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그리고 그 진심이 상처가 될 수도 있다는 걸 깨닫게 해준다. 이 책을 읽으며 사랑이라는 감정 자체보다, 사랑을 표현하는 언어에 대해 더 깊이 고민하게 된다.

      또한 “미안해”라는 표현에 대한 해석도 무척 인상 깊다. 우리는 종종 진심 없는 사과를 하거나, 사과를 해야 할 타이밍을 놓치고 만다. 김이나는 이런 순간들을 자신의 경험으로 풀어내며, ‘사과의 기술’이 아닌 ‘사과의 진심’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리고 그 진심은 말이 아닌 태도에서 드러나야 한다고 말한다. 이 장면은 특히 일상 속 관계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만든다.

      이 책이 특별한 또 하나의 이유는, 작사가로서의 김이나가 아닌 ‘한 사람’ 김이나의 모습이 담겨 있다는 점이다. 그녀는 자신의 불안, 실수, 상처, 그리고 후회까지도 숨기지 않고 꺼낸다. 대중 앞에서 말 잘하는 사람, 글 잘 쓰는 사람으로 보였던 김이나가 사실은 말 앞에서 늘 조심스러웠고, 실패를 반복해왔다는 고백은 더 큰 진정성을 만든다. 그 진정성은 독자의 마음에 천천히, 그러나 깊이 내려앉는다.

      문장 하나하나도 참 매력적이다. 화려하거나 인위적으로 포장된 글이 아니라, 담백하고 솔직한 표현들로 가득하다. 그래서인지 어떤 문장은 다 읽고 난 뒤에도 오래도록 머릿속에 남는다. 책을 덮고 나면, 마치 오랜 친구와 밤새 대화를 나눈 듯한 느낌이 든다. 상대가 내 이야기를 잘 들어주었고, 나도 그 사람의 이야기에 마음을 열었다는 따뜻한 감각.

      물론 이 책이 모든 사람에게 똑같이 울림을 주진 않을 수 있다. 어떤 이들은 다소 감성적이고, 내용이 평이하다고 느낄 수도 있다. 극적인 서사나 강한 메시지를 기대하는 독자에게는 밋밋하게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그 잔잔함이 오히려 강점이 되기도 한다. 이 책은 독자를 울리는 방식으로가 아니라, 독자 스스로 자신의 감정을 끄집어내게 만든다. 김이나가 강요하거나 결론을 내려주는 것이 아니라, 조용히 방향만 가리켜주는 식이다. 그래서 여운이 더 깊다.

      무엇보다도 이 책은 ‘말’이라는 도구가 얼마나 강력한지, 그리고 동시에 얼마나 조심스러워야 하는지를 일깨운다. 말은 때론 칼보다 날카롭고, 때론 약보다 더 치유적이다. 『보통의 언어들』은 말이라는 것의 본질을 가볍지 않게 다루면서도, 독자에게 부담을 주지 않는다. 말이 곧 사람이고, 사람은 곧 감정이라는 것을 아주 인간적인 시선으로 풀어냈다.

      총평하자면, 이 책은 읽는 내내 자신을 돌아보게 만들고, 읽고 나면 누군가에게 조심스럽게 말을 건네고 싶게 만든다. “괜찮아?” “보고 싶었어” “사랑해” “미안해” 같은 말들이, 이제는 조금 더 따뜻하게 느껴진다.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말들을 다시 바라보게 해주는 이 책은, 결국 말보다 중요한 것은 그 말을 전하는 마음이라는 걸 잊지 않게 해준다.